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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피터] 버리다 19

수위

“이봐 해피.”

“예? 예.”

껄렁껄렁한 말투로 저를 부르는 피터 파커, 제 상사의 빌어먹을 애인에 해피는 살짝 당황하여 그에게 다가갔다. 보통 그가 이런 투로 그를 부를 땐 별로 좋은 이유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최음제를 가져다 줘요.” 

싱긋, 상그러운 눈웃음을 지어보이는 피터에 해피는 얼굴이 구겨질 수 밖에 없었다. 끼리끼리 사귄다던데 아무리 그래도 파커는 이십대의 토니 스타크보다도 더 심한 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 소문난 플레이보이 토니 스타크보다 심각하단 소린 사람들 사이 정해진 선을 너무 자주, 충동적으로 넘는다는 말도 되었다. 파커는 확실히 몸도 탄탄하고 키도 훤칠한 편이었으며 잘생긴 청년이었다. 다만 너무나 방탕하고 난잡한 생활을 즐긴다는 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최음..제를요?”

해피는 눈썹을 조금 꾸겼다. 이게 벌써 몇번째 부탁인지. 그저 묵묵히 서 있는 해피를 향해 푸훗 웃어보이며 피터는 손끝으로 제 턱선을 톡톡 두드렸다. 

“한 두 번 부탁받아본 것도 아니면서 왜 이러실까.. 해주실 수 있죠?”

해피는 대답 대신 그저 묵묵히 서 있었다. 조금은 불쾌한 내색을 보이며. 대답의 표시로 알아들은 피터는 또다시 큭큭 웃음을 지었다.

“토니한테는 말하지 말고요.”

고마워요- 어딘가에서 해피는 그렇게 빈정대는 목소리를 들은 것도 같았다.



“아.. 읏!”

스타크 타워 최상층, 피터의 침실의 얇은 유리문 너머로 민망한지 연신 흠흠, 헛기침을 하는 토니의 랩 연구원의 낯빛이 점점 울상으로 변하는 것을 조금은 우스운듯 바라보며 피터는 제 착하지는 못한 성품을 탓했다. 하지만 그를 골려먹는 것이 이리 재밌는 것을 어쩌겠는가. 흘끔흘끔, 굳이 입가에서 웃음을 지우지 않으며 피터는 간간히 그를 곁눈질했다.

“아..하앗! 앗! 흐...”

제 밑에 깔려 발정기 동물마냥 울부짖는 남자의 허리를 움켜쥐고 보란 듯이 퍽퍽 치켜올렸다. 그의 음경이 연하기 짝이 없는 남자의 살결에 닿자 짜릿한 느낌이 혈관을 따라 방울방울 올라온다. 입구에 맞출 새도 없이 그대로 벌릉대는 그곳을 꿰뚫어 버렸지만 이미 닳고도 닳아버린 남자의 늘어진 구멍은 무리없이 한번에 피터를 받아들였다. 

"흐앗! 앗, 으... 거기, 거기를.."

피터는 픽 실소를 흘리며 제게 애원하는 남자의 성에 맞추지 않겠다는 듯 스팟을 조금씩 빗나가며 찔러대었다. 애가 탄 남자는 울상이 된 표정으로 그에게 엉겨올 뿐이었지만 앞서 말했듯이 피터 파커는 그리 좋은 천성을 지닌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조금은 재미를 줘볼까. 피터는 한번 세게 쳐올렸다.

“으핫..! 아... 흣... 아아, 더-!”

당신, 당신 좋아. 그렇게 말하며 제 목을 끌어안는 제 아래 남자에 피터는 하체를 그에게 전부 집어넣어버리겠다는 것처럼 뚫을 듯이 더욱 묻어왔지만 속으론 조소를 날리고 있을 뿐이었다. 싱거운 걸.

“그래..? 읏, 난 너 별로 안 좋은데.”

“앗..아, 앙.. 아흣.. 거짓, 말. 너도 흣.. 즐기고 있잖아.”

“...입 닥쳐.”

순식간에 기분이 나빠진 피터는 남자의 허리를 손자국 날 정도로 세게 쥐어잡고선 연신 거칠게 박았다. 흣, 악, 으악! 제 귀를 가득 채운 남자의 신음성 비명이 소름끼쳤고 너무나 가식적이었다. 그래서 더 세게 허리를 놀렸던 것 같기도 했다. 

“흐읏.”

제 안에서 점점 커져가는 피터의 분신을 느끼며 남자는 씩 미소를 지었다. “거봐,” 부풀어오른 피터의 성기는 남자의 속에서 사정했다. 피터는 사정의 여운에 미간을 조금 찡그리며 그를 계속 짜증나게 하던 한마디를 뱉었다. 

“넌, 말이 너무 많군.” 

한숨이 저절로 흘렀다. 피터는 고개를 돌려 유리 문 흘끔 쳐다보았다. 목석마냥 굳은 채 문 밖을 서성이던 연구원은 어느새 떠나고 없었다. 씨발. 저절로 남자의 목으로 향하는 손을 굳이 저지할 생각은 없었다. 

“우읍!”

급작스럽게 숨을 쉬지 못해 놀라 버둥치는 남자를 너무나 쉽게 한손으로 제압하곤 그는 손아귀를 조금 더 조였다. 또르륵, 남자의 눈가에 가증스러운 물기가 조금 고였다. 쓰륵, 피터는 곧 떨어져 흐르려고 하는 눈물 방울을 혀를 내어 짐짓 다정하게 핥았다. 한편으로는 남자의 목을 감싼 손힘을 더욱 주면서 말이다. 온힘을 다해서 발버둥쳐도 남자는 저와 엇비슷한 체격인 피터를 밀어낼 수 없었다. 하아... 하아... 힘겨운 숨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왜 이래. 이런 거 좋아하잖아, 너.”

“컥, 커헉-!”

남자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제 위의 이 자식, 손아귀 힘이 장난 아니었다. 마치 인간이 아닌 것만 같았다. 

“제...제발..”


재미가 없었다, 재미가. 그는 남자의 위에 걸터앉아 무늬없는 스타크 타워의 천장을 허한 눈으로 응시했다. 읍, 짧은 신음을 뱉고 그는 다시 남자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위나 아래나 이미 눈은 풀려있었다. 피터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고 순간 헉, 밭은 숨을 들이쉬었다. 복부가 찢어지듯 열렸고, 순식간에 그의 아랫배를 뚫고 나온 검고 끈적한 줄기를 이룬 용액에 남자의 표정은 하얗게 질렸다. 거뭇하게 떨리는 남자의 동공에 비친 그것은, 기이하다 못해 흉물스러웠다. 

이게 뭐...야...

아무래도 그 날이 남자의 마지막인 듯 싶었다. 그는 공포에 질려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제 위의 그 괴물은 그것조차도 내버려두지 않았다. 텁, 서서히 꺾어지는 남자의 턱을 피터는 세게 쥐어잡고 제자리로 돌렸다. 

“하아... 봐. 흡, 나를 보라고.”

배를 가르고 나온 검은 줄기 때문에 조금은 아픈 것인지 피터는 인상을 구겼다. 늘 아픈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피터의 빌어먹을 인생은 언제나 아팠기에. 아픔을 감수하면서도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이다. 

“흣, 베놈.”

남자는 겁에 질려 마냥 발버둥쳤지만 피터는 매우 공허한 표정으로 연신 실없는 웃음을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가만히 있어, 피터는 남자의 가슴을 손끝으로 살살 쓸었다. 후, 고개를 뒤로 확 젖히며 피터는 남자의 생사를 판단할 그 마지막 말을 뱉었다. 

아마 남자가 이번 생에서 듣게 될 가장 마지막 말.

“..찢어발겨.” 

휙, 마치 한 줄기의 덩굴처럼 남자의 맨가슴을 향해 내리꽂아진 검은 용액은 반나절 전까지만 해도 마냥 하얗던 침대 시트를 검붉게 물들였다. “아..아악..! 안.. 안돼, 안, 아아악-!” 베놈 줄기가 남자의 두개골부터 쭈욱 일자선으로 가르고 내려가 잔뜩 발기해 있던 성기까지 반으로 찢어버리는 모습을 피터는 입가에 미묘한 웃음을 띄우며 바라보았다. 

제 아래 남자의 살고 싶어 격렬한 떨림이 멈추고 살가죽부터 내장까지 전부 검게 물든 채로 반토막이 난 시체 위에 앉아 피터는 공허한 눈을 깜박였다. 마지막 그 남자의 두려움에 질린 그 얼굴이 그의 눈가에서 어지러이 일렁였다. 그 따위 더러운 것 기억 속에서 치워버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마치 조금이라도 그의 관심을 따보려는 듯이 저 멀리 밀어내도 슬금슬금 제자리로 되돌아왔다. 여지껏 그를 괴롭혀온 더한 기억들과 함께. 

그는 저주받았다. 그렇다 해도 그가 처음부터 이렇게 남을 죽이는데 거부감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그는 스파이더맨이었고 그랬기에 제 자신보다 생판 남의 생명이 더 중요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그저 절박한 것이다. 아무도 저를 알아주지 못해도 그 만은 영원할 것 같았던 토니의 마음이 점점 하루가 달리 식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건 너무 가혹했다. 

나도 저렇게 죽을 수 있을까.

당치도 않은 소리. 피터는 마냥 선웃음을 흘렸다. 그에게 죽음은 허용되지 않는 범위였으니. 그에겐 생을 건 ‘약속’ 이란 게 있었다. 흔히 미치광이라고도 불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붉은 남자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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