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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피터] 버리다 13

13.


"내가 업무보다가 어디서 들은게 있는데. 물론 너도 알고 있겠지만 난 친절하니까 말해줄까 말까."


웨이드는 재 보고 있었다. 과연 천하의 토니 스타크가 스파이디에 대한 집착을 어느 정도까지 발전시켰는지.과연 이 정말로 중대한 정보를, 스파이더맨의 존재 의의까지 뿌리채 부정해버릴 수 있는 이 진실을 알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웨이드는 기꺼이 그에게 저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해줄 것이었다. 물론 다는 아니었지만 일부라도 정말 큰 정보였다. 그렇지만...모르고 있다면, 웨이드는 아무 일도 없었던 척 평소처럼 개소리나 지껄이다 시간이 되면 꺼져줄 생각이었다. 만약 토니가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며 물어오거나, 입을 열게 협박해온다면 -물론 토니의 그 하늘같은 자존심에 그럴 일은 웬만큼 스파이디를 좋아하지 않는한 없을 것이었지만- 까짓꺼 입을 닫기 위해서라면 목숨따위 한두번 쯤은 끊을 수 있었다. 스파이더링은 정말 상황이 그렇게까지 간다면 저에게 정말로 미안해, 아니 감사해야했다. 


"..."

((어머어머~ 모르나봐?))

"안다니 뭐를...니 눈엔 지금이 장난칠 상황으로 보이냐? 다...니 자식이 한짓이잖아."


토니는 돌아버리겠단 듯이 숨을 후 내쉬고는 왼손으로상심에 가득차 언제라도 무너져내려도 이상치않을 작은 얼굴을 덮었다. 


"아ㄴ,,,!!!!!!"

"씨발 그만해." 


악아갸갸갹-욱 으윽악!!

토니의 프리한 오른손엔 새 슈트의 나노분자기능으로 순식간에 자리잡은 리펄서 빔이 있었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빔을 쏴 데드풀의 쓸모없는 복부를 관통해, 그의 육체는 건물을 부수고 나갔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나타샤의 주먹은 전투때처럼 꼭 쥐어진 상태였고, 배너의 뒷목, 뿌리부분은 연한 초록빛이 돌고있었기 때문에. 토니가 쏘지 않았다면 그들이 먼저 일격을 가했을 것이었다. 그만큼 데드풀은 사람 열올리는데엔 재능이 있었고, 스파이더맨은 사랑받고 있었다.


"악!! 아...존나 아프네."


어벤져스 새 본부 지상 삼십미터 가량에서 떨어져 몇번은 구른 웨이드는 비명을 내질렀다. 그래도 익숙했고 웨이드의 걱정은 그냥 부러진 팔과 접질린 골반, 갈비뼈의 전부를 자체 치유되기 전에 제대로 맞춰놓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필요 이상으로 잘 드는 힐링 팩터때문에 뼈를 제대로 맞춰놓지 않으면 그 어긋난 상태로 바로 붙어버렸다. 그래서 바로바로 자리잃은 관절들의 스팟을 찾아줘야했다. 

어쨌든 그래도 이정도면 일은 잘 마무리된 것이라고 웨이드는 단정지었다. 스파이디의 모습은 보고왔지 않은가. 그저 창문으로 몰래 훔쳐본 것이더라도 그가 이젠 적어도 피를 덜 흘리고, 누워있는 모습은 보고 왔으니 그거면 되었다 생각했다. 스파이디도 만약 일어났을 때 저가 보이면 싫어할 것이고 말이다. 게다가 토니가 리펄서 빔 한 발 밖에 안 쐈으니 그 정도면 정말 상상 이상으로 양호한 것이라고 웨이드는 자기합리화했다. 물론 그 리펄서빔 한 발이 토니의 평소 빔보다 대략 여덟배 정도 더 쎄고 아팠다는 점을 감안하고서도 말이다. 웨이드는 최악의 상황으로 그가 그린가이에게 온몸이 찢겨 죽고, 나타샤로부터 거기가 밟히며, 리펄서빔도 기본 한 열 발은 맞고 끝나는 것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 이 결과는 꽤나, 아니 정말로 진짜로 좋은 결과였다. 

그래서...토니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걸 수획이라 말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성과는 있었다. 토니는 스파이디의 숙적, 오토 옥타비우스, aka 닥터 옥토퍼스의 최근 실험들을 모르는 눈치였다. 들어봤더라도 닥옥은 토니의 관할 밖이었고 그 둘은 딱히 접점도 스파이디를 통해 몇번 밖에 없었다. 그러니 심각하게 여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 닥옥의 마인드 체인지 실험들이 스파이디와 얼마나 근접하고, 위험할 정도의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텐데. 모르면, 모르는 거였다. 굳이 먼저 알려주고 싶은 맘은 없었다.쓸데없는 억지랄까. 늘 스파이디엄마도 아니면서 스파이더링을 과잉 보호하는 토니 스타크가 새삼 꼴 보기 싫었다. 

에이, 더러운 세상. 

웨이드는 부러진 온몸이 조금씩 붙어가는 것을 느끼며빔을 맞고 떨어진 어딘지도 모르는 담벼락에 몸을 기대곤 침을 퉷 뱉었다. 붉은 피가 섞인 침이 그의 발치에 질퍽하게 떨어졌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저의 가치를 대변하는지 얼마가지도 못해 떨어진 그 침을 응시하다 웨이드는 비틀대며 무가치한 발을 떼었다. 아침만 해도 새 모빌을 자랑하던것이 이젠 전부 꿈만 같아졌다. 어쩌면 꿈을 꾸고 있었던 걸지도. 그래, 데드풀에게 그렇게 간지나는 모빌이라니 애초에 말도 안됬어...그렇지만 웨이드를 생경하게 괴롭히고 있는 이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빼박 캔트였다.




"토니...이거 좀 위..험한거 아닌가요.....?"


브루스가 얼굴이 걱정과 흥분에 창백하게 질려 그보다별로 나을것도 없는 토니를 불렀다. 스파이더맨의 헤진 마스크 밖으로 삐죽삐죽 나오는 브루넷의 머리칼은 피에 젖어있었다.

철문으로 관통당해 길쭉한 타원형의 슬릿이 난 스파이더맨의 피가 낭자한 아랫배는 꿀렁거리며 이제 알 수 없는 검은 액체를 요동치며 뱉어대고 있었다. 

저게..뭐죠...? 브루스는 두 눈에 불안감이 가득찬채로 답을 묻듣이 토니를 흘끔흘끔 곁눈질했지만 토니라고 특별히 알 수 있는 건 없었다. 그 둘은 울컥울컥 올라오는 그 새까맣고 살짝은 걸쭉해 보이는 액체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거미줄 용액이야...아랫배가 뚫렸군."


무심하게 대답하는 토니의 표정은 고통에 가득차 일그러져 있었다. 브루스는 말없이 덜덜 떠는 토니의 어깨를 감쌌다. 피 투성이가 되어 쓰러졌는데 이젠 베놈같은 액체까지 뱉어내는 스파이디를 보는건 혹독한 고문이었다. 의사들이 소리죽인 의논을 멈추자 브루스는 조용히 방에서 나갔다. 주위에서 이 분야만 몇십년을 해온 전문적인 메딕들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토니는 방해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토니의 발은 그 자리에 못 밖인 듯이 박혀 움직이지 않았다. 걷는 법을 잊어버린 갓난애기 같았다. 발을 떼면 주저없이 쓰러져버릴 것이 확실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 꼬멩이의 부재가 그를 그렇게 만들고 있었다. 토니는 그의 일상에서 피터의 이루말할 수 없는 존재감과 크나큰 자리를 차지했단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오년전 퀸즈 근방의 그 어쩔 수 없던 꼬멩이를 만나, 점점 커가는 모습을 보고, 이젠 너무나 성숙해져 요동치는 마음을 주체못할 때까지, 토니는 수십번을 인정했다. 저가 그 kid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인정밖에 할 수 없었다. 피터를 생각하면 할 수록 저만 괴로워진디는 것을 자각하며. 너는 저 애기를 좋아하면 안돼. 왕감자새4끼야...

힘들었다. 괴로웠다. 진심을 감추며 피터를 밀어내는 짓을 몇번이나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모럴과는 담 쌓고 살던 토니의 도덕심을 깨운건 피터 파커 그 애송이였다. 고급식때부터 어찌나 많은 새끼들이랑 자고 다니던지...그것이 토니의 없는 줄 알았던 도덕감에 불을 붙였다. 그렇지만 이제는, 피터의 거부할 수 없은 매력을 모럴이란 이유만을 가지고 거부하던 토니는, 이제 더 이상은 한계였다. 



"아랫배에서 거미줄을 생산했던 걸까요."


나타샤가 궁리끝에 결론을 도출해 내었다. 아직까지도 꿀렁대던 검은 용액과 그 것을 멈추려 고전하는 의사들. 응급조치라도 취하려 다가가려해도 분수 치듯이 팍 치솟아 공격하는 베놈 때문에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나가야 되요. 의사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서있던 토니를 끌어내어 내보냈다. 토니는 저항했지만 그렇게해서 될일이 아니란걸 알아 나가주었다. 

그 후로도 한참동안 의사들은 수술을 집행하려 애썼지만 피터는 쓰러진 상태로 베놈만이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었다. 의사들 중 하나가 죽을 것 같은 상황까지 가자 토니는 의무적인, 어느정도는 사무적인 걸음으로방 입구까지 걸어갔다.


"피터......"


토니는 피터의 이름을 되새기듯 애절한 음색으로 부르며 문을 열어재꼈다. 뚜벅뚜벅. 익숙한 걸음에 베놈의 신경이 날이 선듯 집중되었다. 늘,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나 여유로웠던, 느긋했던 걸음. 그렇지만 항시 저의 앞에서만 알 수 없게 긴장하고 초조했으며, 격정했던 걸음. 토니의 발걸음.


"피터......"


토니의 쉰 목소리에 베놈이 촤락 소리를 내며 천장으로 솟구쳤다. 토니는 내색하지 않고 피터에게로 계속해서 걸어와 그의 얇은 손을 잡았다.


"괜찮아."


토니는 피터의 얇은 손등을 계속해서 쓰다듬으며 안심시키듯이 말했다. 피터의 베놈은 잔뜩 긴장되어 있던 상태였다. 한 번의 실수에도 터져버릴 것 같은 그런긴장감 가득한 텐션이 가득한 둘. 그리고 그 둘을 감싼불안한 기류.


"...괜찮아."


...뭐가 괜찮아. 순간적으로 토니는 그렇게 말하는 피터의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깜짝 놀라 주위를 두리번대던 토니에게 피터의 베놈 줄기가 내리쳤고 가차없이 그의 오른쪽 배를 뚫고 지나갔다. 


"우윽..헉..."


배에서 뜨거운 액체가 주륵 흘렀지만 토니는 피터의손을 놓지 않았다. 메딕들은 토니의 상처에 당황하여 응급조치를 하려 달려들었지만 토니는 피터의 손을 잡고 있지 않은 손을 들어 막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냥 저보다 피터가 더 중요했기에.


"괜찮아....괜ㅊ..찮아.."


피터에게 하는 소리인지 저에게 하는 소리인지는 몰랐지만 피터에게나 저에게나 안정을 주는 것임은 틀림없었다. 괜찮아, 괜찮아..아무일도 없을거야. 괜찮아질거야. 별 일 아니게 되어있을 거야. 스륵. 피터의 여린 손에서 토니의 굳은살 박힌 손이 빠져나갔고 베놈도 다시 피터의 아랫배의 슬릿 속으로 스르륵 들어갔다.

하아, 하아 흐읏 흐윽..으...하아... 헉, 허억...

방 안에서 토니와 피터의 신음섞인 헉헉대는 숨소리 만이 울렸다. 일체되어 그 둘은 숨소리로 방을 채웠다.  피터의 안정적이진 못하지만 적어도 숨을 쉬는데 문제가 없는 숨소리를 들으며 토니는 안심해 눈을 감았다. 


"...!! 스파이더맨의 상처가 자체 치유되고 있어!!"


의사들중 하나가 조용히 소리쳤고 토니는 입가에 미소가 띄는 것을 느끼며 쓰러졌다. 

토니 스타크를 옮겨...웅성웅성 발걸음 소리와 중얼거리는 소리들이 구분하기 더 이상 어려워질때쯤, 토니는 정말로 기절했던 것 같았다. 실신했던 것 같았다.

그렇지만 쓰러진 토니의 입가에 깃든 안도의 미소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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